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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운 것을 차곡차곡 기록하는 주니어 기획자의 아카이브

Today I learned

[TIL] 11월 - "넌 좀더 되바라질 필요가 있어."

임우주 2021. 11. 8. 21:01

해보기 전엔 모르는 것이 있다. 이럴 땐 그냥 GO

왜 팀을 옮겼냐는 질문을 종종 받았다. 구구절절하게 설명하기 좀 그런거 같아서 두루뭉술하게 '데이터 업무'를 하고 싶어서라고 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니지만, 여기엔 자세히 정리해보고자 한다.

1) 데이터 분석을 제대로 해보고 싶었다. 그냥 곁다리 식으로 서비스 오픈하면 끄적끄적 분석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메인 Role로써 데이터 분석을 해보고 싶었다.
2) 변경한 팀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의사 결정을 잘하고 활발히 하는 조직이라, 어떤 방식으로 진행하는지 배워보고 싶었다.
3) 데이터분석가로서 가능성을 시험해보고 싶었다. 통계, SQL, 파이썬 등 내가 해왔던 데이터 공부가 실제 현업에서 의미있게 쓸지 항상 의구심이 있었다. 계속 해야 하는건지도 고민이었다. 직접 해봐야지 이게 나랑 어울리는 직무인지 판단 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원하는 것을 얻었는지, 만족하는지 물어본다면... 반은 그렇고 반은 아니다.

몇가지 소감을 적어보자면..

1) 예전 팀에서는 못 배우는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데이터 관련된 업무를 새로 해보면서, 나는 분석가보다는 기획자가 더 잘 맞는다는 것을 새삼 깨달을 수 있었다. 분석만 하는 업무를 해보니 흥미가 잘 안생겼다. 기획하는 데 보조적인 장치로서 데이터 분석을 활용하는 것은 좋지만, 데이터만 하는 것은 나와 잘 안맞았다. 덕분에 파이썬 스터디도 그만뒀다. 그리고 운영 인력을 관리하는 업무도 새롭게 배웠다. 요새 하는 기획 보고서 작성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2) 내가 생각보다 예전 팀에서 많은 것을 배웠구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때엔 보잘 것 없어 보였지만, 새로운 환경에 와서 리셋되어보니, 1년간의 지식이 꽤나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걸 다시 쌓으려고 하니 죽을 맛이다.

3) 생각보다 스트레스가 크다. 새로운 사람과 친해지고, 새로운 업무를 익히는 것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에너지가 들었다. 

4) 새로운 환경에서의 적응력을 테스트해볼 수 있었다. comfort zone에서 벗어나서 낯선 공간에서의 적응력 키우는데 도움이 되었다. 나도 나중에 언젠가 경력직으로 이직을 할텐데 미리 간접 경험해본셈이다. 

5) 어디나 도찐개찐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모든 팀엔 장단점이 있기 마련. 장점만 있는 팀은 없다. 어딜 가나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못 버틸 만한 큰 힘들지 않다면 어딜 가나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옮길 필요가 없다.

 

선택적 말주변

나는 편한 사람과 있으면 쫑알쫑알 잘 말할 수 있지만 나이 차이가 많이나 안친한 사람과는 대화하기 쉽지 않다. 특히 네명 이상 되는 그룹에서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힘들다. 그래서 말주변이 없다는 말을 종종 듣게 된다.

바꾸려고 노력해도 내 타고난 성향이라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피하진 않으려고 노력한다. 친목 도모 할 기회에 많이 노출하다보면 거부감은 조금씩 줄어드는 것 같기도 하다. 

 

계약직 관리 업무

계약직 6명과 같이 일하고 있다. 나도 한 때는 계약직이었는데, 입장이 바뀌니까 느끼는 게 많다.

 

그때는 몰랐는데, 계약직 업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꼼꼼하고 정확하게 일처리를 하는 것이다. 많이 혹은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 맡은 일을 문제 없이 처리하는 것이 가장 가장 가장 중요하다. 안정적으로 운영하는게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내가 계약직 업무할 때, 욕심 부려서 많은 양의 일을 처리하려고 하다보니 실수가 잦았었다. 그럴 필요 없었는데 말이다. 그것보다 정확하게 하는 것이 훨씬 중요한데, 관리자가 되고서야 비로소 알게 되었다. 

 

그리고 자체적으로 판단하지 말아야 하고, 이해 안가는 건 바로바로 물어봐야 한다는 점이다. 종종 계약직 혼자 결정해서 일을 처리할 때가 있는데, 계약직은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올바른 의사 결정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어떤 임팩트가 있을지 예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뭔가 사소하더라도 어떻게 처리할지 헷갈린다 싶으면 물어 보고 처리를 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시 처음부터 고치기 위해서 굉장히 비효율적으로 일하게 되는 순간이 생긴다.

넌 좀더 되바라질 필요가 있어.

면담을 하다가 이런 피드백을 받았다. "넌 좀더 되바라질 필요가 있어."

임원들이 신입에게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일지라도, 현실성 없을지라도, 모호하고 두루뭉술 하더라도, 좀 더 파격적 이고 신선하고 새로운 의견을 내기 원하는 것 같다.

좀 억울한 게 나는 이 조직에 온지 얼마 안 되서 내가 어떤 것을 기할 수 있을 지도 잘 모르겠고... 현재 정책을 다 파악 하지도 못한 상태이고.... 실수할까봐 쫄아 있고.... 처음 만나는 자리니까 평가 받는 게 두렵기도 하고.... 복잡한 상태라서 더 그런 것도 같다. 그래도 무슨 의미인지 알 것 같다. 난 좀 범생이 느낌이 있으니까.. 앞으론 좀 더 패기를 장착해봐야겠다.

 

아무튼 면담을 해보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통찰력이 장난 없다. 처음에 나를 너무 잘 간파하시길래 내 자기소개서를 읽고 온 줄 알았다. 

 

그리고 데이터를 굉장히 잘 보시는 분이라 당연히 분석도 잘하실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데이터 분석을 잘하는 것과 데이터를 잘 다루는 것은 별개였다. 왜 그동안 데이터를 잘 보려면 데이터를 잘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행복을 성공에서 찾으면 안 돼.

최근에는 행복과 성곡은 별개라는 것을 느끼고 있다. 남자친구한테 말하니 행복하기 위해 성공해야 한다는 마인드 자체를 버려야 한다고 한다. 행복을 성공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일을 하는 과정에서 느껴야 한다고 한다. 사람들과 무언가를 함께 만들어 가는 순간이나,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성취에서 행복을 느껴야 한다고 말한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목표에만 눈이 멀어서 주변에 동료들을 배려하지 못 했던 순간이 있었던 것 같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때 남을 원망하고 타박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과정을 즐기지 못하면 어차피 결과가 좋던지간에 행복하지 않았던 거 같다.

내가 괜히 복잡하게 생각하고 있었구나 싶다. 단순하게 생각하되, 유연해야 한다.

 

기획자를 위한 QA Tip.  (실수 줄이기)

최근에 로그를 배포 했는데 나중에 확인해 보니까 실수가 몇 개 있었다. 이번에는 QA 인력 없이 내가 직접 테스트하고 배포했는데, 실수를 못 잡아는 것이다.
실수를 통해 배운 점을 정리 해 보고자 한다. 일단 당연한거지만 QA할 때는 꼼꼼하게 케이스별로 봐야한다. 그러기 위해선 케이스를 먼저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그 케이스를 다 나열해놓고 하나씩 OX를 표기해야 빠짐없이 확인할 수 있다. 안그러면 헷갈린다.

그리고 로그가 종료된 것까지 확인해야 한다. 실험이 끝나고 로그가 계속 남고있는 것은 아닌지도 테스트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실험에 포함된 케이스 외에, 실험이 아닌 케이스도 봐야한다. 안그러면 생각하지 못한 곳에서 오류데이터가 남을 수 있다. 
케이스 별로 최소 3~5개는 확인해야 한다. A케이스를 확인한다고 했을 때, 달랑 한번만 보지말고 3~5번은 봐야 정확하게 측정 가능하다. 

 

부스러기 생각들

- 서비스 맡게 된다면, 그 프로덕트만 알고 끝나는게 아니라, 서비스 전반에 대해서 + 다른 도메인에서 어떻게 운영 & 기획되는지도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 당연한 원칙이지만, 막상 일을 하다보면 바빠서 못챙길 때가 있다. 내가 한 기획이 아닐지라도, 나와 관련있는 프로덕트의 이슈는 바로 대답할 수 있게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 위드코로나 이후부터는 일주일에 재택 + 출근을 섞어서 하기 시작했다. 원래도 알고 있었지만, 새삼 재택의 소중함을 실감하는 중. 남은 재택 기간동안은 시간을 좀더 효율적으로 써봐야 겠다. 

 

- 조직개편 때문에 강제로 또 팀이동을 할 뻔했다. 역시 회사는 정으로 움직이는 공간은 확실히 아니었다. 회사 생활에서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지키는 일임을 다시 한번 상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