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적이기 위한 비효율적인 회의
요즘에 데이터의 기준을 논의하는 회의를 몇번 했다. 다른 그룹의 데이터와 우리 그룹이 보는 데이터의 기준이 조금 달라서 그걸 맞추는 회의였다. 목적은 데이터를 활용해서 서비스를 개선시키는 것이지만 데이터의 기준 맞추다가 회의가 끝나버린다. 그런 회의의 결론은 '데이터 그 기준으로 다시 뽑아서 나중에 다시 봐보자.' 이러면 괜히 일만 많아진다. 데이터 뽑다가 힘을 다 써버린다.
중요한 것은 데이터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가 그걸 활용해서 어떤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그런데도 달을 보지 않고 손가락을 보게 된다. 타 그룹과 데이터나 지표 싱크 맞추는 회의가 길어지니까 정작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된다.
생산적인 회화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냥 모두가 동의할 수 있게 단순한 지표로 합의하는 것이 가장 심플해보인다. 하지만 저마다 조직의 이해관계 속에서 그렇게 쉽게 환경을 바꾸지는 못한다. 그래도 이런 회의를 지속하다 보면 결국엔 효율적인 지표로 합의하는데로 도달할 거라 생각한다.
아무튼 이 과정들은 힘든 일 맞으니 마음껏 힘들어 하자.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할까라고 생각하지 말고, 힘든 일을 이정도 했으니 이정도면 잘한거다라고 생각하자.
와 이게 될까 싶었던 일이 된다니
사용자가 입력한 텍스트 중에 개인정보(주민번호, 전화번호, 주소)가 있으면 걸러서 알럿을 띄우는 기획을 했었다. 이 기획의 포인트는 '개인정보'를 어떻게 분별할 것인가이다. 그래서 각 개인정보마다의 패턴을 기획서에 추가했다. (간단히 예를 들면, 전화번호는 11개의 숫자로 구성되어있으며, 010으로 시작한다)
근데 주민번호나 전화번호처럼 숫자의 길이가 일정하고 어느정도 규칙이 있는 거는 간단했지만, 주소 같이 패턴이 다양한 경우는 애먹었다. 구글링도 해보면서 여러 테크 블로그 자료를 찾아본 다음에 어찌어찌 기획을 끝냈고 개발에 넘겼었다. 사실 기획서를 넘기면서도 '와... 이게 기술로 되나?' 싶었다. 진짜 이게 된다고? 머신러닝 뭐 이런거 필요한거 아니야?! 고작 이 작은 화면의 기능 때문에 이렇게까지 개발을 하는게 맞아? 엄청 리소스 소요되고 그런거 아니야? 등등의 별의별 걱정을 하면서 지라를 작성했다.
그런데요, 이게 구현되었습니다. 심지어 그렇게 리소스가 많이 소요되지도 않고 한 2주 정도에 배포까지 끝나버렸습니다. 와! 이런 걸 보면 참 개발자를 리스펙트할 수밖에 없다. QA 해보니 내가 원하는대로 완-벽 구현. 내가 한 기획이 의도대로 정확하게 개발되었을 때 느껴지는 이상한 희열이 있다. 이게 무슨 감정인지 잘 모르겠다. 보람 같은 건가...
'Today I learned'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년 회고 / 2022년 목표 (0) | 2022.01.01 |
---|---|
[TIL] 11월 - "넌 좀더 되바라질 필요가 있어." (0) | 2021.11.08 |
[TIL] 9월 - 대형 프로젝트 런칭 후 (0) | 2021.08.31 |
[TIL] 8월 - 회사는 나의 성장을 마냥 기다려주지 않는다 (0) | 2021.08.08 |
[TIL] 7월 2 - 회사와 썸을 타야지 연애를 하면 안 된다 (0) | 2021.07.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