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게 회사 다닐 때나 상사고 선배지, 그만두면 아무 관계도 아닐 사람들끼리 진즉 기본 매너는 지키고 살면 좀 좋아요? 지금 여기에 다니고 있으니까 껌뻑 죽는 척 해주는 거지, 나가면 알게 뭐예요? 말도 제대로 안 섞어줄 동네 아저씨고 모르는 아줌마지 p26
그러니까 그놈의 가슴 뛰는 삶 타령 그만하라고. 너의 시간과 재능, 그리고 인내를 들이붓는 중요한 문제를 고작 심혈관 반응에 맡기면 되겠니? 그리고 직장에다가 끊임없이 가슴 뛰는 자극과 설렘을 내놓으라고 요구하는 것도 좀 웃기지 않아? 혼자 기대하고, 혼자 실망하고. 그거 되게 질척대는 거다, 너. p74
불과 몇 주전만 해도 앤드류와 같이 일할 바에는 회사를 옮기겠다고 팀장에게 대들었던 나였지만 떠나는 사람에게까지 모질게 굴고 싶지는 않았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 무능한 사람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나쁜 의도는 없지만 내 생활을 엉망으로 만드는 무능함에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하는지 말이다. 지금 내가 느끼는 안쓰러운 마음은 그가 내 삶의 사정권 밖의 어딘가로 옮겨지는 상황에서나 비로소 가능한 감정이었으니까. p114
저는 미친 듯이 노력해서 이 자리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했었는데, 알고 보니 대부분 운이었던 겁니다. (...) 제 노력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했을 때는 매일 고통스러웠습니다. 노력을 게울리하면 진창으로 처박힐 것 같았죠. (...) 그런데 제가 열심히 노력한 일들이 상당 부분 뽑기 운이었고, 다른 사람들 덕분이었다고 생각하니 비로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그러니 사람들 대하는 것도 달라졌습니다. 그전에는 진짜 재수 없었거든요. 안 그런 척했지만 속으로 생각했었어요. 왜 나처럼 노력을 안 해? 왜 죽도록 최선을 다하지 않아? 그러면서 왜 불평하는 거야? (...) 하지만 똑같이 열심히 노력해도 저에게 공부와 게임 개발은 비교적 쉬웠지만, 운동이나 친구 사귀기는 너무 힘들었어요. 후자를 노력 안 한 건 아니었어요. 한심한 놈으로 취급당하던 중고등학교 때 얼마나 절실하게 노력했다고요. 그래도 잘 안 되더라고요. 그렇게 보면 순수하게 자기 재능과 노력 때문에 성공을 쟁취했다고 거들먹 거리는 건 창피한 일이라고 생각해요. p149
그래도 한정된 시간이라는 무기가 있잖아요. 다방면에 다 뛰어난 사람이라도 모든 분야에 집중할 수는 없어요. 결국, 한두 개를 정해야 하죠. 그러니 평범한 재능이라도 그 길을 선택한 사람이, 뛰어난 재능을 가지고 그 길을 가지 않았던 사람보다 어느 순간 앞서게 돼요. p149
"나 요즘 있잖아. 부쩍 화가 많아진 것 같지 않아? 예전에 이런 일이 생기면 '뭐래.'하고 무시하고 넘어가던 사람이었잖아. 아니면 차분하게 항의하던지. 나이 들면서 성격이 달라지는 건가?" "직장인이면 다 겪는 만성 질병이란다. 역류성 식도염 같은 거지." p207
온갖 좋은 것들이 나오고, 어떻게 제대로 사랑해줘야 하는지 배웠을 때는 이미 호도가 너무 나이들어버렸어요. p281
회의실에서 팀장과 단둘이 앉자 저는 어렵게 말을 꺼냈습니다. 분명히 어려운 업무는 아니라는 걸 안다, 그런데 어떻게 하는지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진행하려니 힘들다, 하면서도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도 모르고 그냥 한다, 이번 업무 다음에 어떤 어붐가 있는지 모르니 혼란 속에서 일하게 된다, 같은 하소연이었죠. (...)
"당연히 힘들었겠네! 말도 못하고 어떻게 참았대?"
"죄송합니다. 제가 잘했으면 좋았을 텐데..."
"입사 석 달 차에게 알려주지도 않고 삼 년 차 업무를 시키는데 어떻게 잘해? 판타지 소설이야 뭐야. 나랑 선배들 잘못이지 강 연구원은 잘못한 거 없으니까 그런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아요!"
더 눈물이 났습니다. p298
ㄴ 나도 나중에 이런 말을 신입에게 해주는 팀장님이 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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