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견과 솔선수범의 차이
오지랖과 관심은 종이 한장 차이라는 생각을 일상생활에서도 자주 하듯, 회사 생활에도 비슷한 문제가 자주 있다. Role이 분명하더라도 말이다. 가끔씩 '내가 다른 팀 일을 참견하는 것일까, 아니면 내가 맡는게 맞는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일까?' 헷갈릴 때가 있다.
내가 담당하고 있는 영역에 스토어의 정보가 잘못 노출되고 있었다. 원인을 찾고보니, 내 도메인은 오류가 없고 애초부터 스토어 회원 정보를 잘못 입력했기 때문이었다. 근데 이 정보를 입력하는 쪽이 단순히 실수를 한 것은 아니고, 그때는 맞은 정보였지만 지금은 틀린 정보였다. 순간 다른 팀에 요청해서 바꿔달라고 해야 하는지, 내가 마도를 잡고 해결해야 하는 것인지 헷갈렸다. 고민해도 잘 모르겠어서, 일단 타팀에 상황을 설명드리니 그쪽에서 회원 정보를 바꾸는 방법으로 해결되었다. 고민보단 행동이 나았다.
이처럼 회사에서 일을 하다보면, 막상 악역이나 구멍이 생각보다 잘 없다. 다들 제대로 일을 맞게, 잘 수행한다. 그런데도 참 신기하게 문제는 곧잘 터지고, 누군가는 책임을 지고 일을 해결해야 한다. 비록 내 잘못은 없다할지라도, 종종 나의 것이 아닌 일을 해야할 때가 있다.
이럴 땐 억울해 하지 말고, 회사 일이 다 그런 거란걸 인정하고 일을 처리하는 데에만 집중하는 것이 좋다. 사람들도 다 내 잘못은 아니지만 내가 고생하고 있다는 것을 다 알기 때문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아도 된다.
개발팀 눈치보면 원하는 프로덕트가 나올 수 없다.
이건 일하면서 정말 여러번 느끼는 교훈이다.
나랑 얼굴 맞대고 일하는 개발자한테 이것저것 매일 요청하는 입장에서, 눈치를 안볼 수는 없다. 리소스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일정이 빠듯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요청할 일이 산더미이기 때문에 항상 뭔가를 요청할 때 조심스럽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개발팀 눈치만 보고 해야 할 요청을 미루거나 똑바로 전하지 않으면 좋은 프로덕트가 나올 수 없다. 그리고 막상 개발자와 대화해보면, 그들도 해야 할 일이면 기꺼이 받아서 처리해준다.
어느날 다른 팀 기획자가 개발 범위가 너무 커질 것을 지레 걱정해서 PC는 빼고 모바일에만 앰블럼을 적용했다. 나와도 관련 있는 일이었는데, 일이 종료되고 인지해서 손쓸 틈이 없었다. 만약 내가 미리 알았다면, 개발 범위가 실제로 많이 커지는 것인지 개발자한테 직접 확인해봤을텐데.. 참 아쉬운 작업이었다.
물론 개발 리소스를 고려 안할 수는 없지만, 기획자가 어림짐작해서 프로덕트의 수행 범위를 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필요하다면 개발자와 상의를 해서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방법도 얼마든지 있다. 눈치보지 말고 기획자로서 해야 할 일을 하자.
의사결정을 기다릴 때, 상급자의 상황을 고려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의사결정이었지만, 꽤 중요한 이슈라서 상급자의 의사 결정이 필요했다. 상황을 슬랙으로 적어서 단체방에 보냈고, 피드백을 기다렸다. 쓰레드에 대화가 몇몇 오갔지만, 정확히 yes인지 no인지 결론이 나지 않은 채 주말 포함 3일이 지났다.
처음엔 상급자도 많이 바쁜데 내가 괜히 간단한 의사결정을 쪼는(?) 것 같아서 가만히 기다렸다. 하지만 개발 일정 생각하면 빠른 의사결정이 필요한 일이었다. 고민하다가 개인 DM으로 한번 더 노티했고, 결국 yes라는 의사 결정을 받았다.
진작 DM할 껄 그랬다는 후회도 들고, 막상 보내니 별거 아닌데 괜히 망설였네라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상급자는 항상 바쁘고, 제대로 대화할 기회도 잘 없지만 내가 그런 상황까지 배려하고 고려해서 무작정 기다릴 필욘 없다. 그분이 일이 많으면, 지금은 바쁘니 언제까지 보겠다라는 말을 하거나, 아니면 본인이 알아서 우선순위에 따라서 순차적으로 답변을 주신다. 그러니 내가 할일은 그저 내 맡은 업무를 충실히 수행하면 된다. 괜한 것까지 고려해서 끙끙 앓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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